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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성인용품 시장 커지지만…“한국문화와 싸운다”
WRITER 러브허니 (ip:)
  • DATE 2018-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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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용품 시장 커지지만…“한국문화와 싸운다”






성인용품 시장이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 성인용품은 이미 어른들의 놀이문화, 장난감 등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국내는 이제서야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법원에서 ‘음란하지 않다’고 판결한 용품조차도 공개적으로 꺼내들면 비난이 제기되는 보수적인 문화·제도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시장이 얼마나 성장해 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법원은 “음란물 아냐”…사회시선은 “꺼내들지마!”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성인용품 시장은 업체들의 참여가 잇따르면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문화적, 제도적 장벽에 부딪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퀴어 축제’ 찬반논쟁의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행사 공간에서 자위도구를 팔았다는 점이다.

아이를 데리고 갈 수도 있는 공공장소에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부스가 있는 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당시 퀴어 축제에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안동 등에 있는 성기 숭배 조각이나 홍대 성인용품점 근처도 청소년들의 접근을 제한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맞섰지만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인원은 결국 21만 명을 넘어섰다.

성인용품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거나 보여주는 것에 대중들이 얼마나 큰 거부감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오히려 사회적 정서가 법을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법적으로 성인용품은 이미 ‘음란하지 않은’ 물건이다. 대법원은 이미 9년 전 남근 단순 모방 형태의 여성용 자위기구에 대해 ‘음란하지 않다’는 결정을 내놨다.


대법원은 2009년 7월 여성용 진동 자위기구에 대해 “비록 성기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더라도 물건 자체가 사회통념상 일반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거나 정상적인 성적수치심을 해쳐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수입 통관을 허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남성용 자위기구에 대해서는 판단 시기가 조금 늦었다.

대법원은 2014년에야 남성용 자위기구에 대한 음란물 꼬리표를 떼냈다.

2003년 남성용 자위 기구를 음란물로 간주했던 대법원이 11년 만에 판례를 뒤집었다.

대법원이 거시적인 사회·문화적 판단 기준을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성인용품에 대한 달라진 법적, 사회적 시각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한 해외 성인용품 브랜드 관계자는 “문화적 차이로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의 경우 ‘성’을 인식하는 태도나 사회적 분위기가 아직 경직되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남성 중심적인 유흥문화 등 ‘성’의 단편적인 측면만을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 사람들은 성인용품이 공개적인 장소에 노출되는 것 자체에 많은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이런 ‘정서적 장벽’ 탓에 성인용품 업계는 ‘한국 문화’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성인용품 매장을 연 업자는 구속됐다.

국내 최초의 성인용품점은 1996년 문을 연 ‘미세스터’라는 매장이었다.

이 가게는 미국의 섹스숍 업체 ‘콘도매니아’의 체인점이다.

당해에만 서울 신촌, 대구, 광주, 부산, 울산, 전주, 익산 등 전국 곳곳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들 매장은 언론 등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 얼마 가지 않아 문을 닫았다.

같은 해 12월에는 국내에 해당 브랜드를 들여 온 업체 대표가 사기와 약사법,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업계 종사자들은 성인용품을 국내에 수입하기 위해 수십 년 전부터 법정 싸움을 벌였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 끝에 성인용품은 수입이 합법화됐지만 여전히 세부적인 제도는 정비가 안 돼 있는 상황이다.

2014년 관세청이 ‘성인용품 통관 심사위원회’를 만들고 한 달에 한 번씩 심사를 진행하긴 하지만 업계에선 그 기준이 애매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미풍양속을 해치는 물품’을 금지한다고만 돼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성인용품은 관련 주무부처도 없고, 산업 표준 분류에도 들어가 있지 않다.

성인용품점들은 ‘문구업’이나 ‘잡화업’으로 등록돼 있다.



해외 성인용품 브랜드 관계자는 “우선 문화적으로 성인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단순히 섹스를 대신해서 사용한다고 하는 인식보다는 본인 또는 파트너와의 관계를 위해서 사용한다는 인식이 자라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여성은 부끄러워야 한다“ 성인용품 성장에 장벽

업계는 성인용품 시장이 국내에서 성장하는데 가장 큰 장벽이 되는 부분은 성욕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의 벽이 높고 강력하다.

사회적으로 자신들의 성적 기호 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분위기지만 여성들은 그런 언행을 보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작 성인용품 시장의 잠재력은 여성 고객들에게 있다고 보고 있다.

남성용 성인용품 시장은 정체기에 들어섰지만 여성용 성인용품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뉴시스는 여성들에게 우리나라 성 문화가 어떤지, 성인용품을 사용하는 것에 걸림돌은 무엇인지 보다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본 성인용품 브랜드 ‘텐가’의 협조를 받아 여성 5명에게 성인용품을 제공하고 서면인터뷰를 통한 체험기부터 한국사회 성 문화에 대한 인식 등을 확인했다. 이들의 이름은 모두 닉네임으로 처리했다.



이들은 대체로 체험한 제품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성인용품이 이렇게 예뻐도 되는 건가“라고 말할 정도로 성인용품스럽지 않은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다만 15만원 이상의 가격대에 대해서는 다소 불만을 내비쳤다. 체험단은 ”9만~10만원 정도가 적당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한결같이 여성이 자위행위를 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를 경계했다.  



코스메틱 강사인 37살 킴마녀는 “여자는 늘 조신해야 하며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라 엄청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와의 관계에서도 적극적이면 밝히는 여자, 많이 해 본 여자, 헤픈 여자 등등의 이미지가 각인이 되지 않냐”며 “(이런 부분이)무서워 소극적이었던 부분도 많은 듯하다”고 말했다.



플럼퍼도 “(성에 대해)개방적이지만 도덕적, 사회적인 인간으로 남기 위해 함부로 떠벌리진 않는다”고 밝혔다.

24살 대학생 자인은 “애초에 자위를 한다는 것, 연인간의 섹스를 한다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개방적이다 못해 쉬워 보인다고까지 표현하더라”고 말했다.  



특히 지원자들은 공통적으로 남성 중심적인 한국 사회의 왜곡된 성 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보여줬다.

한국사회의 성문화는 남성들 위주의 향락문화가 전부라는 지적이다.

여성과 공유할 수 있는 성 문화는 거의 없다는 불만도 나왔다.



자인은 “자위와 연인간의 섹스에 대해 굉장히 보수적이고, 폐쇄적이어서 죄인 것 마냥 포장하지만 남성들에게는 성매매 업소가 줄지어 있는 것만 봐도 어떤 나라에 비할 수 없이 개방적”이라고 지적했다.



킴마녀는 “미디어에선 여자 아이돌의 가슴골과 엉덩이를 적나라하게 찍어 내보내면서 성 상품화는 아니라고 한다”면서 “남자든 여자든 법에 저촉되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대화하며 즐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출처 :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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